2023. 1. 22. 12:00ㆍ여행 후기
약 5년 전 가족과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이후 아주 오랜만의 해외여행이었다.
이번 태국 여행에서 낯설고도 익숙했던 공항의 모습들을 얘기해 보고 싶었다.
공항버스를 밥 먹듯(?) 타지 못하니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표도 믿을 수 없는 게 코로나로 인한 감축 운영이 예상되기 때문이었다. 검색,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 배차 시간을 확인하고 출발 시간을 어림잡아 계산할 수 있었다.
그. 런. 데. 문득 어떤 문구 하나가 스치고 지나간다.
'어플, 예매..' 등. 이게 뭐지? 확인한 순간 '만약 그 문구를 놓쳤다면..'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코로나 이후인지는 정확지 않으나 내가 있는 곳의 공항버스는 '버스 타고' 어플을 이용해 좌석을 지정, 예매 후 탑승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예전에는 심플하게 현장에서 교통카드로 빈자리에 탑승하는 프로세스였다.) 어플을 깔고 좌석을 예매 후 결재한다. 좌석의 여유는 많으나 어플로 결재 후 탑승한다는 걸 몰랐다면 급하게 차량을 가지고 공항으로 가는 불상사가 생길 뻔했다.
설명에는 어플상의 Tagless 스위치를 'ON '하면 블루투스로 RFID처럼 인식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QR코드로 탑승해야 했다.
버스 탑승 후 곧 만차가 되리라고 예상했고, 기대는 적중했다. 꽉.찼.다.
약 1시간 30분 만에 항상 다시 오길 희망하는 출국장 3층에 도착했다.
일행 중 가장 가까웠던 나는 가장 먼저 도착했고, 미리 카운터 보드를 확인해 두었다.
E 카운터로 발길을 재촉해 본다.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코로나 때문에 억눌렸던 보복여행의 서막이 열리는 기분이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활보하고 있었다.
미리 신청해 두었던 환전을 위해 일행들이 오기 전 환전소를 찾았다. 달러는 90% 우대를 받고, 바트는 50% 우대를 받았다. 바트는 달러를 환전해서 태국에서 바꾸는 게 좋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제일 우대를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소액이라면 큰 차이가 없어 보여 거래 은행에서 환전을 했다.
어플로 비대면 환전을 신청하고 찾으면 되니 이 얼마나 편한 세상이란 말인가? ㅎ
셀프 체크인으로 티켓팅을 하고 수화물을 붙이러 간다.(참 편하다. 셀프 체크인!)
참고로, 티웨이항공은 수화물 1개/15kg, 기내반입 1개/10kg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액체류는 100ml 미만, 라이터/배터리 등은 기내 반입만 허용하고 있다.(용량 및 수량은 해당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일행들을 만나서(그들을 제외한 나만 그들과 초면이다.) 인사를 나누고 출국 심사 후 면세점 내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출국심사장으로 궈. 궈~
내가 아는 출국 심사는 가방, 소지품 엑스레이 검사 후 금속탐지기를 지나 마지막 확인을 받고 면세점으로 나왔던 기억이다. 그런데 몇 가지가 바뀌거나 추가되었다. 일단 전신검색대(신체 엑스레이)가 추가되어 있었다. 미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촌놈인 나는 이제야 한국에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전 기사에서는 전신검색대가 민망(?) 화면들을 그대로 노출한다고 하던데.. 좀 그랬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여권을 확인했던 곳에는 자동 여권판독기가 있었다. 여권을 인식시키고 지문을 인식시키면 자동유리문이 열리며 면세점의 세계로 인도하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다.
쪼끔 불안했다. 이곳은 마스크는 잘 착용한 것 같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에서 아직은 자유로울 수 없는 곳처럼 보였다.
면세점에서 전자담배는 할인이 전혀 없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어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
확인결과 그 정보는 잘 못된 것이었다. 할인율이 크진 않았지만 있긴 있었다.
태국은 전자담배 자체가 불법이며 예외 없이 엄한 벌금과 처벌을 한다고 해서 이번 여행에는 담배 자체를 가져가지 않았다.
(근데 여기에도 반전이 있었다.)
역시 공짜밥은 먹기 힘들었다.
공항에 일찍 도착했지만, 예상외로 사람들이 많아 시간이 지체되었으며, 우리가 목표(?)로 한 공짜밥은 긴 줄로 인해 포기해야만 했다. 아래 사진의 마티나 라운지는 일정금액 이상의 현대카드 사용자에게 공항에서 공짜식사를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식사를 하기 위한 많은 대기자들로 인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간만의 출국에 그간 쌓아 두었던 카드 실적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 간의 경쟁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식당가로 향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
식당 대부분의 메뉴는 sold out이었고,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도 없었다.
다섯 명인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맞은편에 있는 파리바게뜨로 향했다. 식당을 찾아 헤맸던 다른 이들도 이곳으로 왔는지 이곳 역시 앉을자리도 없었다. 비싸 보이는 빵과 물을 사들고 비어있는 게이트를 찾아 주린배를 채우기로 했다.
공항에 와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빵을 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혹시라도 오시는 분들은 B Plan을 준비해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드디어 게이트가 열렸다. 가자. 태국으로!
비행기를 타기 바로 전 가장 설레지 않는가?
일찍 자리에 앉았다.
비행기를 많이 타 보지도 않았지만, 저가 항공은 처음이다.
차가운 빵을 먹지 말고 차라리 기내에서 무언가를 먹었으면 더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저가 항공은 기내식이 포함되지 않으며, 탑승 전이나 출발 전 어플(사전에 설치해야겠다.)에서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아.. 이렇게 무지하다니.
면세점에서 로열 살루트 32년 산을 구매한 일행이 있었는데, 기내 면세품보다 40달러를 더 비싸게 주고 샀다며 많이 놀렸다. 다른 제품들도 더 저렴한지는 잘 모르겠다.
담배 역시 5달러 정도가 더 저렴했다.
부피가 크거나 작거나 깨지기 쉬운 제품은 귀국 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예약주문이었다.
1시간 정도 출발이 지연되다!
철처럼 비행간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출발이 계속 지연된다는 멘트가 나오다가 1시간 후 간신히 출발할 수 있었다.
30분 전 사전 탑승, 대기 1시간, 비행 5시간 30분. 총 7시간 정도를 비행기 좌석에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했다.
복수라도 하듯 비행기가 창공에 올랐을 때 맥주와 잭콕을 주문해 마시기 시작했다. 잠들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해야겠지만 말이다. ㅋ
하늘에서 먹는 라면 맛이 궁금했다. 일행 중 나를 포함한 한 명이 라면을 주문해 먹어보았다.
오.짬.. ㅈㅁㅌ. 짱 먹음!
이후 이들은 짧지만 깊은 잠에 빠져 든다. 레드썬!
토요일 저녁에 출발해 다음 날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한 거 같다.
태국은 입국 시 인당 주류 1L, 담배 1보루(10갑)가 제한선이다. 특히 전자담배의 반입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한다.
여러 명이 따로 샀지만 한 가방에 담배나 주류를 함께 가져올 경우 영수증이 따로 있어도 페널티를 받는다고 한다. 주류와 담배 가격의 10~15배를 벌금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들을 것 같다.
전자담배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는 당연히 안되고(대마 액상과 섞어 피우는 것을 우려하는 듯하다.) 아이코스나 릴 같은 권련형 전자담배 역시 반입을 불허한다. 나 역시 아이코스를 사용하지만 이번 여행은 할 수 없이 가져가지 않았다.
적발 시 엄한 처벌을 한다고 여행사에서 알려줬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을 여러 번 해 봤지만 명확한 답이 없어 고심했지만, 여행사의 답변을 듣고 과감히(?) 두고 왔다.
그런데, 웃기는 게 뭔지 아는가?
현지 펍이나 술집에서 목격한 광경은 액상형 전자담배를 아무렇지도 않게 피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입국자들에게만 엄격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해외 정식 판매제품에도 페널티를 적용한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되었다.
흡연자들을 옹호한다기보다는 객관화의 오류를 지적하고 싶다는 뜻이다.
anyway, 강제 금연 기회로는 좋을 듯싶다. ㅎ
천장은 공사 중인지 아닌지 모르게 마감이 덜 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
입국 심사장과 공항 로비 모두 천장 시멘트가 그대로 보이는 것이 공사중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를 픽업하러 온 기사님과 만나 무사히 숙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숙소인 나콘파톰까지는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떠날 때의 아쉬움이란..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방콕 수완나품 공항으로 돌아왔다. 인천으로 가기 위해.
제법 큰 공항 규모와 많은 사람들에 놀랐다.
한국처럼 셀프 체크인이 되는 KIOSK가 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국적기에 해당하는 대형 항공사만이 그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조금 아쉬웠다. 티켓팅과 수화물 전달은 모두 수동(대면)이어야 했으며, 오버사이즈 수화물(예:골프 캐디백)은 직접 해당장소에서 줄을 서고 확인 후 부쳐야 했다.
한국이 정말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약간은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시간이 조금씩 지체되었다. 제법 일찍 공항에 도착했지만 마음이 급해질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면세점에는 작지만 여러 종류의 명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어 기념품을 전혀 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새벽 1시 30분경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태국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여행 후 귀국비행기가 그렇지만, 피곤함에 녹초가 되어 실신 상태가 되었다. 도착 전 간신히 잠에서 깨 정신을 차리고 신고서와 질문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무사히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다. ㅎ
건강상태 질문서는 Q-Code 앱을 설치한 후 사전입력하면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홍보가 덜 된 건지 내가 무관심했던지 Q-Code라는 어플이 있는 걸 처음 알았다.
출국 전 식사를 하지 못한 설움을 풀고자 귀국 후 지하 식당에서 맘 편히 식사를 마쳤다.
버스 어플에서 귀가하는 차편이 검색되지 않아 걱정하던 중 공항버스 무인발권기에서 무사히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여행을 함께 했던 5명 중 4명의 일행은 같은 방향으로 동일 버스를 타고 출발했고 나만 홀로 남았다.
얼떨결에 따라갔던 여행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웠었다.
다시 가긴 어렵겠지만 말이다. ㅎ
왜 그렇게 피곤한지..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잘 수 있어 차가 막히는 게 오히려 고마웠다.
멀어지는 공항버스와 안녕을 고하며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무사한 귀환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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